겨울철 꿀벌 또 사라질까 우려‥응애 내성 문제 지목

응애 피해·내성으로 꿀벌 취약..월동 양봉농가 봉군 유지, 봄철 조기 회복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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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꿀벌 소멸 피해가 또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꿀벌 응애 문제가 여전한데다 11월 기온도 적합한 월동기온보다 높았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동절기 월동꿀벌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농가의 봄철 조기 회복을 위한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8일 밝혔다.

꿀벌 응해 피해로 비어 있는 벌집
(사진 : 22′ 월동봉군 피해 합동조사)

응애 피해·내성 심각..월동 피해 우려 여전

양봉협회 조사 결과 2021-2022년 겨울에 피해를 입은 꿀벌은 약 40만 봉군(80억 마리)으로 조사됐다. 전체 사육규모(269만 봉군)의 15%가 사라졌던 셈이다.

농진청·검역본부·지자체는 전국 99개 양봉농가에 합동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월동 피해의 원인이 여럿 지목됐다.

2021년 봄철 작황이 부진해 꿀벌 먹이가 부족해졌고, 면역력이 악화된 상황에서 응애·말벌 피해가 커졌다. 허약해진 봉군이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일찍 깨어나면, 부족한 먹이로 인해 버티지 못하고 폐사로 이어진다.

다행히 올해 봄 채밀기(4~5월)에는 기후가 좋고 밀원 작황도 양호했다. 상반기 벌꿀 생산이 평년대비 15% 증가했고, 꿀벌 번식도 양호해 지난 겨울 피해를 회복했다.

하지만 올 겨울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응애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이다.

응애는 꿀벌의 애벌레, 번데기, 성충에 모두 기생하는 기생충이다. 체액을 빨아먹으면서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날개불구나 급성마비증 등의 질병 원인체를 매개하기까지 한다.

농식품부는 “많은 양봉농가가 벌꿀, 로열젤리 등 양봉산물을 8월까지 생산하면서 응애 방제 적기인 7월을 놓쳤다”며 “응애가 급속히 확산돼 피해가 발생했고, 방제제를 과다하게 사용하면서 꿀벌 면역력이 약화되고 폐사하는 현상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지목했다.

특히 양봉농가들이 응애 방제를 위해 플루발리네이트 성분 방제제를 수년간 반복 사용하면서 내성이 발생했고, 올 겨울을 앞두고 방제제 내성을 가진 응애가 전국에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겨울 초입인 11월 날씨가 온화했다는 점도 문제다. 10~11월에 태어난 꿀벌은 추위를 버티기 위해 산란·양육을 멈추고 겨울을 보내는데, 기온이 높으면 월동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여왕벌이 산란하게 된다.

먹이활동이 어려운 겨울철에 활동을 개시하면, 오히려 허약해진 꿀벌이 폐사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월동 일벌 성충에 기생하고 있는 꿀벌 응애
(사진 : 22′ 월동봉군 피해 합동조사)

월동 집중관리, 응애 방제제 교차 사용 유도

농식품부는 “정상적으로 월동에 들어간 봉군을 집중적으로 관리하여 내년 봄철 꿀벌이 원활히 번식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벌통을 일정 이하 온도로 유지하도록 하고, 충분한 먹이를 급여하는 등 관리방법을 집중 지도할 방침이다.

애초에 기후가 따뜻한 제주나 남부해안지역은 여왕벌 산란·번식이 가능한 만큼, 가온판·온실 등을 활용해 오히려 온도를 높여주어 봉군 세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이 같은 월동 방식을 두고 농진청과 지자체가 시범사업을 도입해 효과성을 검증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내성 응애 피해 방지를 위해 정부지원약품 선정 시 동일한 방제제를 선정하지 못하도록 개선했다. 플루발리네이트 외에도 개미산, 구연산, 아미트라즈 등 다양한 성분을 돌아가며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 응애 피해를 막고 있는 우수농가 관리 사례를 발굴해 농가에 적극적으로 전파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봄에는 피해농가의 빠른 구제에 나선다. 2023년 3월 이후로 농축산경영자금을 양봉농가에 우선 지원하여 봉군 구매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응애 등 질병 발생 현황을 정기 점검하고 대응 요령을 정할 매뉴얼 마련도 나선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전국 시도·시군 대책반을 구성해 월동 봉군 유지관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무엇보다 일선 농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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