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희생 강요하는 광견병 관납‥접종비 1만원 이하 대부분

인천·경기 등 일부 지역 단가 상승..단가 근거 만들고 지자체 지속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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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견병 관납백신 접종비가 여전히 낮은 단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대비 소폭 증액된 지역도 있지만, 대부분 평시 일반 백신비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인천 등 일부 지역은 적정 단가에 대한 근거자료를 만들고 지자체와 공감대를 높여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자료 : 대한수의사회)

동물병원 희생 강요하는 광견병 관납 접종

대수 제시한 비용 받는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어

대한수의사회는 최근 전국 지자체별 광견병 관납백신 접종비 현황을 조사했다.

광견병 관납백신은 지자체가 백신을 구입해 동물병원에 제공하는 대신 접종비를 보다 저렴하게 정해주는 구조다.

동물병원이 받는 접종비 총액은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5천원~1만원선으로 나타났다.

접종비는 지자체가 두당 단가로 지급하거나, 보호자가 지불한다. 지자체 지원금과 보호자 지불금이 절반씩 섞여 있는 지역도 있다. 그러다 보니 보호자가 부담하는 금액도 무료부터 1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평소 동물병원에서 백신을 접종할 경우 청구되는 비용은 통상 2만 5천원~3만원 내외다. 이에 비하면 관납 접종비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백신제품이 지급된다지만 제품 단가는 약 1,600원에 불과하다.

인수공통감염병 예방을 빌미로 일선 동물병원에 희생을 강요하는 셈이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후보시절 도시지역 일괄 광견병 접종 폐지를 공약했다. 동물병원에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는 방역사업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취임 후 제시한 광견병 관납 접종비 적정금액은 1만 4천원이다. 사람의 계절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접종사업에서 의사에게 주어지는 접종비가 1만 8천원선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특히 전국적인 코로나19 백신접종에서 의사 시술료는 회당 2만여원으로 책정됐다. 이를 바라보는 수의사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사람보다 동물이 접종과정의 안전사고 위험이나 보정 노력이 더 들지만, 정부가 정한 시술비는 더 작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대수 제시 금액을 만족한 지역은 단 한 곳도 없다. 그나마 경기도 고양시가 1만 2천원으로 가장 근접했다.

특정 날짜를 정해 공수의가 읍면을 방문하는 형태의 무료접종도 문제로 지목된다. 가축방역 목적으로 공수의 수당이 정액으로 지급되긴 하지만, 백신접종 자체를 무료로 맡기는 것은 너무 과도하다는 것이다.

(자료 : 대한수의사회)

관납 접종비 개선에는 지부수의사회 역할 커

지자체와 스킨십..설득 근거도

그나마 눈길을 끄는 것은 경기도와 인천광역시다.

경기도는 31개 시군 중 27개 시군이 1만원으로 책정됐다. 2020년 조사에 비해 접종비가 높아진 지역도 20곳이 넘었다.

인천광역시는 지난해까지 접종비가 5천원(지자체 지원금 2,500원+보호자 지불금 2,500원)이었지만, 올해부터 지원금과 지불금을 각각 5천원씩으로 인상했다. 인천 전 지역에 1만원 단가가 적용된다.

지부수의사회장을 중심으로 시도청과 시군구청을 지속적으로 설득한 성과로 풀이된다.

이성식 경기도수의사회장은 “행정 체계를 잘 파악해 지부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각 시군을 돌아다니며 부시장·부군수들을 만나 자료를 제시하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설득 근거를 만들기 위해 자체적으로 광견병 예방접종의 비용을 산출하기도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료기관의 백신비용을 산출하는 체계를 참고해 수의사·보조인력의 인건비와 소모품비, 직·간접 의료경비, 설비의 감가상각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이성식 회장은 “이 같은 체계로 산출한 단가도 2만원이 넘는다. 최소한 절반은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추가적으로 1만 4천원(대한수의사회 적정금액)으로 인상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현 인천시수의사회장도 지자체 당국과 지부수의사회의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임기초부터 인천시청과 각 군구청에 지속적으로 협조를 요청했다. 경기도수의사회로부터 공유 받은 산출 근거도 활용했다”며 “다행히 올해부터 성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대전, 울산 등지에서 소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경남은 접종비를 받는 일부 지역에서는 금액적인 개선이 있었지만, 대다수의 시군에서 무료접종에 머물러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대한수의사회는 “전국 지자체별로 광견병 관납백신 접종비가 각기 다른 상황”이라며 “중앙회와 지부수의사회, 공수의 등의 지속적인 건의가 일정 부분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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