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수의학 실기교육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수대협, 대한수의학회서 학생조사연구 발표..코로나19 시대 실기교육 불만족, 스트레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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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수의과대학 실기교육이 약화되면서 학생들의 불만족과 스트레스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 편에서는 여러 과목이 중복 실습을 벌이고, 임상실습 기회는 오히려 부족한 구조적 문제가 코로나19로 인해 더 극명히 드러났다.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수대협, 회장 김세홍)는 28일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수의학회 2021 추계학술대회에서 ‘코로나19가 드러낸 수의학 실기교육 실태와 발전방안’을 주제로 수의대생 조사결과를 소개했다.

김세홍 회장은 “수의과대학 실기교육 문제가 코로나19로 두드러졌지만, 새로 촉발됐다기 보다 기존의 구조적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 김세홍 회장

실습시간 줄고 동영상 강의 대체..실습 불만족·스트레스 높아

수대협은 코로나19와 관련한 국내 수의학 실기교육 실태와 발전방향을 조사하기 위해 수의대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각 대학 학생회장단과 본과 4학년 과대표들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를 실시하고, 전체 본과생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병행했다. 설문조사에는 전국 본과 재학생의 약 13%에 해당하는 264명이 응답했다.

김세홍 회장은 “학생회가 다양한 경로로 학생들의 의견을 파악하고 있고, 현재 본4 재학생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부터 임상과목을 수강한 학년”이라고 포커스 그룹 선정 취지를 전했다.

FGI 참여자들은 코로나19 상황의 실기교육에서 부정적 경험을 겪었다고 입을 모았다. 임상실습이 동영상으로 대체되거나, 로테이션 시간이 축소되면서 경험하지 못한 진료과가 생겼다는 것이다.

대면·비대면 실습 기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실제로 해보는 것이 중요한 실습은 비대면으로, 이론강의나 다를 바 없는 실습은 대면을 고집하는 식이다.

코로나19로 교내 실습교육이 축소됨에 따라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외부실습에 대한 수요는 높아졌다.

반면 기회는 감소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국내 공공기관이나 해외에서의 실습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커리큘럼상 로테이션의 일환으로 요구되는 외부실습조차 여의치 않아 온라인 강의나 기초과목 실험실 실습으로 대체되기도 했다.

(자료 : 수대협)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드러났다. 코로나19 시대 실기교육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는 불만족한다는 응답이 51%로 절반이 넘었다.

응답자들 중 다수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실습이 아예 생략되거나(67.4%) 레포트·영상으로 대체되는(71.6%) 상황을 겪었다.

실기교육 미흡으로 인해 자주 스트레스를 겪었다는 비율도 69%에 달했다. 스트레스 원인으로는 실기교육 미흡이 장래 업무수행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같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84%).

학생들이 졸업할 때 수의사로서의 역량을 갖출 수 있겠냐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번만 해도 될 실험은 여러 과목에서 중복, 반복 숙달 필요한 실습은 정작 1회성

실습 인프라 부족, 표준화된 실습 커리큘럼 부재 등도 지적

실기교육에 대한 지적의 상당수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존재했던 문제였다.

한 번만 해도 될 실험실습을 여러 과목에서 반복하거나, 오히려 반복 숙달이 필요한 주사·채혈 등의 실습은 1회성에 그치는 등 비효율적인 실습 커리큘럼 문제가 지적됐다.

김세홍 회장은 “한국수의과대학협회, 수의교육학회가 매년 수의학교육 개선을 위한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고, 이를 알고 있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았다”면서도 “정작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은 체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대학 동물병원의 진료 케이스가 부족하거나, 실습 인프라에 비해 인원이 많아 제대로 기회를 가질 수 없다는 점도 지목됐다.

김세홍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인원이 축소된 형태로 실습을 진행하다 보니, 오히려 기존 실습이 수의대의 인프라에 비해 많은 인원으로 진행됐던 것 아니냐는 문제인식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실습예산 부족으로 인한 카데바·실험동물 부족, 실습교육 커리큘럼 문제 등 코로나19 이전에도 존재했던 문제가 지적됐다.

김세홍 회장은 “주관식 문항임에도 참여도가 높았고, 지적된 사항이 공통적이었다”면서 “표준화된 실습 기준이 없고, 임상실습과 과목 간 연계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자료 : 수대협)

표준화된 실기교육 기준 만들어야..국시 실기시험 도입 촉구

김세홍 회장은 “코로나19는 교수와 학생들이 기존의 수의학교육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온·오프라인 혼합 교육(blended-learning)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준화된 교육 기준 도입 ▲수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도입 ▲수의학교육 인증 활용한 교육 개선 ▲온·오프라인 혼합교육을 수의학교육 발전방안으로 제언했다.

수의대생들이 학교나 교·강사가 달라도 일정 기준 이상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기본임상실기, 진료수행항목 등 관련 연구 성과를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형태로 현장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기교육 강화의 촉매가 될 국가시험 실기시험 도입도 적극 제안했다.

이번 수대협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4%가 실기시험 도입에 찬성했다. 실기시험이 없는 현행 국가시험 체계가 수의대 실기교육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인식도 많았다(63%).

수의학교육 인증과 국가시험 응시자격 연계를 법제화하고, 인증기준을 보다 정량화해야 한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김세홍 회장은 “기존의 구조적 문제가 코로나19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며 수의학교육 개선 노력을 촉구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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