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 헬스케어가 열어갈 임상수의학의 미래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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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헬스케어’라는 개념이 연구자들을 넘어 일반 대중과 산업계에서 회자 되기 시작한 지 20여 년이 넘어가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한마디로 말해 다양한 최신 과학기술을 진단과 치료, 예방적 관리에 적용하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공상과학영화에서 줄기차게 보아온 특수한 광선이나 나노로봇으로 치료를 하는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였으나, 큰 맥락에서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

현재의 디지털 헬스케어는 크게 DNA 분석 기반 예측의학, IoT를 이용한 예측의학 및 만성질환 관리, AI와 빅데이터를 이용한 진료보조, 원격진료(Telemedicine) 등 서너 가지 분야로 나눠진다.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가족력에 따른 예방적 차원에서의 유방조직 절제 수술을 한 것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배뇨음 측정 기반 전립선염 조기 진단 앱, 왓슨 포 온콜로지와 같은 치료보조 시스템, 미국 등지에서 이미 실용화 단계에 접어든 원격진료 플랫폼 등이 대표적인 디지털 헬스케어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최근 상장하며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전자기장 종양 치료 기기 제조사 ‘노보큐어’ 처럼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치료방법을 선보이는 회사들도 지속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또 다른 시장이 바로 동물을 대상으로 한 의료시장 즉, 임상수의학 시장이다.

수의학은 전통적으로 현존하는 거의 모든 동물과 각 동물 종에 수반하는 수많은 질병을 상대로 치열한 싸움을 벌여왔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의학의 범주가 1이라면 수의학은 수백만 아니 수억 이상의 지식과 역량이 필요한 ‘세상에서 가장 넓고도 복잡다단한 학문 영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학에서 하나의 진료과목에 대한 전문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의과대학 졸업 후에도 수년 이상의 수련 과정을 거치는 것을 고려하면, 임상수의사가 진료현장에서 마주하는 녹녹지 않은 현실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문제는 수많은 종의 수많은 질병을 오롯이 임상수의사 혼자서 감내해야 함에도 진료에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은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보호자나 축주가 감내할 수 있는 진료비의 규모는 물론이거니와 임상수의사가 지닌 툴 역시 제한적이다.

가정에서 길러지는 동물과 농장동물의 진료는 사람과는 차원과 맥락이 다른 문제와 한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가능성은 바로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된 측면을 의미한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여러 영역 중에서도 임상수의학에 적용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는 IoT기반 예측수의학 및 만성질환 관리와 텔레메디슨 그리고 진단보조용 AI가 아닌가 싶다.

다음 시간에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어떻게 반려동물과 농장동물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실제 시장에 선보이는 선도적 사례에 대해 심도 깊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기고자 심용주

서울대에서 경제학 석사, 브라질 상파울루경영학교(FGV-EAESP)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 수의과대학 대학원에서 동물행동의학을 연구 중이다. AIoT기반 반려고양이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는 우주라컴퍼니(주)의 공동창업자이며 SBS TV동물농장, 삼프로TV, 매불쇼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동물의 행동과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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