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형 대수회장 ‘수의사 처방대상약 사용내역 전산보고 거부`

취임 일성으로 전산보고 대응 회원 행동수칙 제안..일선 수의사 참여하는 처방제 재논의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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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형 신임 대한수의사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수의사처방제 전자처방전 의무화 대응 관련 회원 행동수칙을 제안했다.

일선 임상수의사 회원에게 수의사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처방대상약)을 수의사가 직접 사용한 내역을 전산보고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한편, 새 집행부가 꾸려지는 대로 일선 회원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제도 개선 협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일 공식 임기를 시작한 허주형 신임 대한수의사회장
2일 공식 임기를 시작한 허주형 신임 대한수의사회장

2일 성남 수의과학회관으로 첫 출근한 허주형 신임회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취임인사를 겸한 수의사처방제 전자처방전 관련 회장 입장문을 발표했다.

허주형 회장은 “현재 문제시 되고 있는 수의사전자처방전제 의무 기록을 세밀하게 살펴보지 못한 것은 저의 책임”이라며 사과를 전하면서도 “부당한 제도를 그대로 수긍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수의사가 처방대상약을 직접 사용(투약, 판매 등)할 경우 수의사처방관리시스템(EVET)에 해당 내역을 전산보고한 것을 두고 “행정업무의 과중만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법 개정”이라고 비판했다.

임기 시작 전 당선인 신분으로 ‘전면 시행보류’ 입장을 전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내 모든 동물병원은 종전(전자처방전 의무화 이전)의 진료기록 방식을 고수한다”는 행동수칙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법 개정에 따른 전자처방전 의무 미이행으로) 관계부처가 단 한 건이라도 과태료 부과나 행정처분 강행을 시도할 경우 EVET 탈퇴, 해당 지자체장 낙선운동 등 순차적인 강경투쟁을 벌일 것”이라며 “과태료 부과 시 대한수의사회가 지불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임상수의사들의 반발이 심한 전자처방전 의무화 조치를 현장에서 사실상 거부하고 그에 따른 행정처분에는 강력 대응하면서, 제도 자체의 변경 방향을 정부와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허주형 회장은 “수의사가 직접 사용하는 처방대상약에 대한 기록은 자체 진료프로그램 기록으로 한정해야 마땅하다”며 “관련 법 조항이나 하위법령 재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선 수의사 중심의 대책위 만들겠다..코로나19 추이 따라 처방제 공청회 개최도 검토

임상수의사 중심 비대위도 지지..다양한 의견 나와야

이날 수의과학회관 집무실에서 만난 허주형 회장은 “홈페이지에 게재된 임상수의사 회원들의 의견을 전부 정독했다. 인수기간에 만난 축종별 수의사들도 처방제에 관한 불만이 많았다”며 “처방제 관련 사항 전반을 논의할 공청회나 심포지엄 개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최가 어렵지만 사태 추이에 따라 현장 임상수의사들의 의견을 반영할 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제도 개선 방향에 반영하면서 관계부처와의 협상 시 일선 수의사들을 적극 참여시키겠다는 것이 허 회장의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대의원총회가 취소되고 수의사회 감사 선거와 대의원총회 서면결의가 함께 진행되면서 집행부 구성이 늦어지고 있지만, 집행부가 꾸려지는 대로 대책위를 만들 계획이다.

임상수의사 커뮤니티 자체적으로 비대위를 꾸리고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허주형 회장은 “수의사 회원의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하며, 이를 막아서도 안 된다”면서 “임상수의사 자체적으로 마련한 비대위가 요청한다면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의사표명을 권장하면서도 중앙회 사무처에 대한 심한 폭언과 욕설에는 자제를 당부했다.

허주형 회장은 “(사무처 수의사들이) 마치 감정노동자처럼 심한 욕설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놀랐다. 사무처에서 일하는 수의사도 우리와 같은 길을 걷는 동지”라며 회원들의 이해를 부탁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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