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자단 프로젝트:Peek a book②] `우리 개 응급 처치 119`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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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수의학 관련 서적이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종종 수의학 관련 서적이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하는데요, 이런 책들이 교양서적으로써 많은 사람의 관심을 이끌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부분도 생기고 저자의 생각을 더 자세히 듣고 싶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7기에서 수의학 관련 서적의 저자분들을 직접 만나 책과 관련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는 ‘Peek-a-book’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Peek-a-book’ 프로젝트에서는 각 학교별 데일리벳 기자들이 작성한 10편의 기사가 연재됩니다.

두 번째로 <해마루 이차진료 동물병원>의 원장이자 반려IT기업 ‘HnM(헬스앤메디슨)’의 대표로서 ‘우리 개 응급 처치 119’를 저술하신 김현욱 대표님을 만나, 책 내용과 반려동물 시장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우리 개 응급 처치 119>는 올해 7월에 출간된 책으로 반려견과 가족이 되기 시작할 때부터 예방의학, 소화기, 호흡기, 안과, 생식기, 임신과 출산, 피부, 등 각 구체적인 분야 13장으로 나눠서 소개하는 지침서의 역할을 하는 책입니다.

2019peek a book_kimhyunwook119

Q.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졸업 후 <해마루 2차 동물병원>을 설립해 현재 약 20년간 이끌고 있습니다. 동물병원 이외에도 소동물 관련 전문임상연구소와 ‘아이해듀’라고 하는 인터넷 온, 오프라인 교육팀이 있어서 임상에서 축적한 지식을 동료 수의사들에게 나누는 작업들도 같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에는 헬스앤메디슨(HnM)이라는 펫IT회사를 설립하여 현재 반려동물 헬스케어와 IT 기술을 접목하여서 좀 더 건강한 반려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Q.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가장 큰 동기가 무엇일까요?

내과를 전공했고 특히 소화기, 응급, 중환자 관리에 개인적 관심이 많았습니다. 평소에 임상에서 축적한 지식을 동료 수의사들에게 나누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이해듀’ 등 교육팀을 설립하여서 활동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출판사 쪽에서 ‘개 응급처치에 대한 책’을 공동으로 집필하자는 제의를 받아서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필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쓰다 보니 보호자들이 정말 응급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당히 막막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의료지식을 바탕으로 접근하는 수의사와 달리 일반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응급상황은 당황스러울 것이기에 지침서가 되는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여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책을 통해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보호자들은 의료지식 없이 개인의 주관적 견해를 통해 오히려 반려견의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응급상황에서 기본적인 조치는 필요하겠지만, 그것이 정말 맞는지, 추가적인 진단이나 치료가 필요한지에 대해 동물병원을 방문해서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꼭 참고하고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각 분야별로 평상시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이 한 번쯤 생각해본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주셨습니다. 그중에서도 13장 노령견 파트를 따로 다루신 이유가 혹시 있을까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노령견’ 파트가 있어서 책 집필을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노령견들이 최근에 많이 늘고 있는데, 노령견은 한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시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령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Quality of Life’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질적인 부분에서 무조건 치료하는 것은 오히려 반려견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고통을 가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삶의 질’부분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노령견들은 언젠가 떠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보호자들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준비가 없으면 보호자들은 심각하게 ‘Pet Loss Syndrome’을 겪게 되고, 심하게 겪을수록 나중에 반려동물을 다시 키우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행복을 놓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수의학의 영역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치료하는 것도 수의사의 중요한 역할이지만, 보호자를 케어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의 죽음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수의사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 단체 등이 심리적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기존에 있던 책들에 비해 이 책의 갖는 장점은 무엇일까요? 또한, 아쉬웠던 부분이나 앞으로의 출간 계획이 있을까요?

책을 집필하면서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최신 데이터를 넣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반려동물 지식이나 의료정보들이 새롭게 변화하는 부분이 많기에 그 시점에서는 최신이었으나, 출판 시점에는 지난 정보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내용 업데이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책을 출간하면서 예산 등의 이유로 인한 책의 구성, 디자인, 흑백사진들이 개인적으로 아쉽습니다. 후에 개정이 된다면 디자인적인 측면 등에서 조금 더 소비자들이 읽기 쉽도록 개정하고 싶습니다.

Q. 요즘 임상에서 떠오르는 ‘행동학’ 분야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행동학은 기본적으로 수의사라면 알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전혀 배우지 않거나 간과했기 때문에 최근에 더 많이 주목을 받는 것 같습니다.

사실 보호자들이 병원에 왔을 때도 의료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행동학적인 상담을 받고 싶어 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기본적인 솔루션에 대해 답변을 할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나라의 인식이 수의사를 포함한 전문가를 만날 때 시간, 노력, 지식에 대한 가치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것 때문에 행동학 상담 시 시간에 대한 비용 청구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행동학 상담만으로는 동물병원을 운영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전문가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적정 숫자가 유지되어야지 너무 많다면 가치가 간과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전문가들을 어떻게 인정하고 전문가를 어떻게 시스템적으로 만들어나가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직은 만드는 중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교통정리가 잘되지 않으면 실제 진짜 전문가가 나오더라도 혼선이 생길 수 있습니다.

Q. 소동물 임상 전문가로서, 반려 IT기업의 대표님으로서 앞으로 반려시장의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과거에 비해 어린 강아지의 유입이 적은 상황입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요즘 반려동물을 사는 행동(순종 구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고 유기견을 입양하자는 캠페인이 활발합니다. 원하는 수요가 있지만, 이 부분에서 한쪽으로만(유기견 입양) 집중되다 보니까 순종견 분양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서 걱정됩니다. 물론 강아지를 공급하는 시스템이 선진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강아지공장 등) 이러한 부분도 같이 개선되어야겠죠.

최근에 강아지 숫자는 정체기라서 우려스럽지만, 고양이 숫자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거환경, 1인 가구 증가 등의 이유로 고양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고, 과거보다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반려동물 시장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많은 사업들이 전개되고 있는데, 새로운 가치나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아닌 내부경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우리가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할 부분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아니라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분들을 어떻게 이쪽으로 끌고 올 것인지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가구 비율이 50~60%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0%밖에 되지 않습니다. 단순하게 생각을 해봐도 이 숫자를 50~60%로 높이면 반려시장 규모는 3배가 됩니다. 질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양적 성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수의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수의학과 재학생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수의사’는 기본적으로 임상에 베이스를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미생물, 바이러스, 공중보건 등을 전공하던 수의사가 임상적 베이스가 있다면 더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수의사는 미생물만을 배우고 나오는 것이 아니지만, 미생물학 전공자는 4년씩 그 부분만 공부합니다. 이때 수의사가 임상적인 장점이 없다면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수의학과 재학 중인 친구들 중에서 ‘나는 임상을 안 해.’라고 생각해서 임상을 아예 등한시하거나 다른 쪽에만 치중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밖에 필드에 나왔을 때 본인의 경쟁력은 ‘임상’에서 나온다는 것을 인식했으면 좋겠습니다.

임상에 뜻이 있고 임상수의사가 되고 싶으신 분들은 지식 이외에도 실기가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기술적인 부분도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 수의사들이 어떻게 보호자들을 대하고 관계를 맺고 치료를 진행해나가는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부생 때에는 의학적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학적 지식을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검사, 치료 부분에 있어서 상대방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를 배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해서 학부생 때 실습기회나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서 능력을 기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준영 기자 ojy39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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