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대응할 국제 공조, 수의·보건 협력 강화돼야

검본 AI연구진단과, 신설 1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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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검역본부 조류인플루엔자연구진단과가 9일 김천 검역본부 본원에서 신설 1주년을 기념한 AI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AI 해외 발생 정보와 연구동향을 공유한 이번 심포지엄에는 농식품부, 환경부, 질병관리본부, 지자체 방역기관 등 관계자 180여명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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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업계 방역의식이 AI 피해 줄일 전제조건

이날 국내 고병원성 AI 발생의 역사와 대응과제를 조명한 김재홍 서울대 교수(사진)는 “고병원성 AI가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어떻게 변이해 나타날지 전문가들 조차도 예측할 수 없다”며 정부와 업계의 방역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4년 발생한 H5N8형 고병원성 AI 사태를 지나며 예방적살처분, 이동제한 등 방역조치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이에 동조해 초동방역이 약화되는 바람에 2016년 3천만수가 넘는 닭을 살처분하는 역대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김재홍 교수는 “반면, 방역정책국 신설 이후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의 방역조치가 신속히 집행되며 지난 겨울에는 고병원성 AI 피해를 최소화했다”며 “전문가가 양보하면 방역정책이 전반적으로 왜곡된다는 점을 뼈아프게 경험한 셈”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업계에서 관심이 높아진 고병원성 AI 백신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전국적으로 분포한 철새로 인해 역학적으로 연관이 없는 여러 지역에서 다발하는 국내 여건 상 링백신(Ring-Vaccination) 형태의 긴급백신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재홍 교수는 “국내 상황에서 링백신을 적용하면 효과 없이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며 “결국 (살처분을 골자로 한) 조기근절대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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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보건 협력으로 고병원성 AI 인체감염 위험 대비..현재로선 가능성 적다

이날 보건분야에서의 AI 인체감염 위험 대응 현황을 소개한 강춘 질병관리본부 바이러스분석과장(사진)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고병원성 AI의 인체감염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선을 그었다.

질병관리본부는 검역본부와의 공조 하에 AI 인체감염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발생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닦고 있다.

H5, H7, H9형 AI를 비롯한 국내 발생주에 대한 진단기반을 전국 보건환경연구원에 보급하는 한편, 페렛 실험모델 등 인체감염 가능성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 새로 유입된 H5N6형 고병원성 AI에 대해서는 “유전자 분석 결과 인체감염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관련자들의 모니터링에서도 항체양성 사례가 검출되지 않았고, 마우스·페렛 등의 병원성 실험에서도 병원성이 높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강 과장은 “국내에 발생하는 고병원성 AI는 아직 사람에 비해 조류에 대한 친화성이 더 높고, 항바이러스제제에 대한 내성도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과장은 “검역본부와 신속히 AI 바이러스 정보를 공유하여 인체감염 위험과 진단법을 세팅하고 있다”며 “이러한 모범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앞으로도 어떤 형태의 AI가 와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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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영국 동식물위생청 이안 브라운 박사와 일본 국립동물위생연구소의 타케히코 사이토 박사, 미국 농무성 산하 남동부가금연구소 매리 팡틴-잭우드 박사가 내한해 고병원성 AI로 인한 수의공중보건 위협과 각국 발생현황, 최근 연구결과를 공유했다.

박봉균 검역본부장은 “전세계적으로 고병원성 AI 피해가 지속되고 있어 국제적 공동 대응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제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명현 조류인플루엔자연구진단과장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대륙별 거점 연구기관 전문가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고, 공동연구를 통한국제 공조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고병원성 AI 대응할 국제 공조, 수의·보건 협력 강화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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