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80대 환자 SFTS로 사망‥감염의심경로로 반려견 지목

환자 증상 보이기 열흘 전 반려견서도 의심증상..일본에서도 지난해 개→사람 의심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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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발생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SFTS) 환자의 전염경로로 반려견이 지목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광역시는 “5일 새벽에 사망한 SFTS 환자의 바이러스가 반려견으로부터 매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부산에 거주하는 80세 시민 A씨가 식욕부진, 피로감 등을 호소한 것은 6월 20일이다. SFTS로 진단된 A씨는 27일부터 양산 부산대병원에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부산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 A씨는 반려견과 더불어 집주변을 산책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야외활동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A씨가 증상을 보이기 열흘 전인 6월 10일 전후로 반려견 2마리 중 1마리가 발열과 혈변 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반려견에 붙어 있던 참진드기에 직접 물렸거나, 감염된 반려견의 체액에 노출되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연계해 해당 반려견의 SFTS 감염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검사시료가 확보되는 대로 정밀검사를 실시하여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일본에서 지난해 개→사람 의심사례..반려견 SFTS 기초연구 시급

지난해 일본에서는 반려견에서 사람으로 SFTS가 전파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2017년 6월 일본 도쿠시마현에서 SFTS 환자가 발생했는데, 그 직전에 환자가 키우던 반려견에서도 SFTS가 확진됐던 것이다.

당시 일본 후생노동성은 “(사람)환자에게서 진드기에 물린 흔적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SFTS에 걸린 반려견의 타액을 전파경로로 추정했다.

국내에서 여러 동물종의 SFTS 감염실태를 연구하고 있는 채준석 서울대 교수는 “만약 반려견의 혈액 내에 SFTS 바이러스가 돌고 있는 상황(VIREMIA)이었다면 혈변이나 타액 등 체액을 통해 바이러스가 배출되어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SFTS로 확진된 개에서 발열과 혈변, 혈소판감소, 용혈 등의 증상이 확인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사람 환자의 혈액 등 체액에 노출된 의료진이나 장례절차 관계자가 SFTS에 전염된 사례가 있어, 체액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다.

채준석 교수는 “반려견에서 사람으로의 전파를 확진하려면 양쪽의 바이러스를 모두 분리해 유전자 분석 결과를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령 개에서 SFTS 항체만 발견될 경우는 개로 인한 전염이 강력히 추정되지만 확진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개를 비롯한 사람 주변 동물에서의 SFTS 감염실태와 증상, 전파 가능성을 가늠할 기초연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채준석 교수가 지난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진드기 매개 감염병 포럼에서 소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야외에서 주로 활동하는 개들에서 SFTS 바이러스의 항원과 항체가 검출되고 있다.

개뿐만 아니라 소, 말, 멧돼지, 길고양이와 여러 야생동물에서 모두 SFTS 감염 이력이 확인되고 있다.

채준석 교수는 “반려견에서 SFTS 바이러스가 어떤 증상을 일으키는지, 다른 반려견이나 사람으로 전파될 위험이 있는지 등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아직 없다”며 관련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부산 80대 환자 SFTS로 사망‥감염의심경로로 반려견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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