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없이 닭진드기 막아라` 전문방제 시범사업 현장은

농장 위생상태 높이는 `정공법`..적은 비용으로 생산성 향상효과 기대 `해볼 만`

등록 : 2018.06.11 11:52:25   수정 : 2018.06.11 11:52:25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닭진드기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이 다가왔다. 지난해 살충제 계란 사태로 홍역을 치른 산란계 농장은 닭진드기 방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피프로닐 설폰 등 살충제 성분의 대사산물은 여전히 농장 환경에 남아 있는 시한폭탄이다.

정부는 올해 전국 산란계 농가 42개소를 대상으로 ‘살충제 없는’ 닭진드기 공동방제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살충제를 사용할 수 없고, 친환경제제도 내성문제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청소+물리적 방제’로 농장 위생상태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대안에 따른 것이다.

지난 7일 닭진드기 방제작업이 한창이던 중부권 소재 산란계농장 K농장을 찾았다.

닭진드기 방제의 핵심으로 수준 높은 청소작업이 꼽힌다

닭진드기 방제의 핵심으로 수준 높은 청소작업이 꼽힌다


같은 농장 안에서도 계사별로 방제..퀄리티 높은 청소가 핵심

시범사업을 통해 닭진드기 방제에 나선 K농장은 약 10만수 규모의 산란계 농가다. 이중 최근 산란노계를 출하한 2.5만여수 규모의 계사 1개동에만 방제작업을 실시했다.

K농장의 방제작업을 맡은 닭진드기 방제전문업체 ‘팜씨큐’의 윤종웅 대표는 “올인올아웃이 어려운 산란계 농가의 특성상 방제작업도 계사별로 접근한다”며 “그래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살충제 없는 닭진드기 방제는 빈 닭장의 청소부터 시작한다. 산란노계가 출하된 후 새로운 닭이 입식하기 전에 청소를 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지만, 그 수준에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본지가 농장을 찾은 7일은 청소를 시작한지 만 3일째 되던 날이었다. 2.5만수 규모의 방제작업에 총 5~6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윤종웅 대표는 “닭진드기가 숨어있는 케이지 주변 틈새 구석구석을 제대로 세척하려면 그만큼 시간과 인력, 전문장비를 투입해야 한다”면서 “아직 청소에 대한 국내 농장의 투자가 적다 보니 전문성을 갖춘 업체가 유지되기 어렵고, 농장마다 청소 수준도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닭진드기가 숨어 있는 케이지 주변의 각종 틈새들이 핵심 방제대상이다

닭진드기가 숨어 있는 케이지 주변의 각종 틈새들이 핵심 방제대상이다


내성없고 안전한 물리적 방제..모니터링 지속해 닭진드기 밀도 억제

청소 후에는 소독→건조→실리카 도포로 방제작업이 이어진다. 계사내 진드기를 최대한 제거하고, 혹시 남아 있더라도 실리카를 활용해 닭으로의 접근을 차단하고 증식속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액상으로 코팅한 실리카는 아주 작은 닭진드기에게는 상처를 낸다. 내성이 없는 물리적 사멸방식으로 닭이나 사람에게는 해가 없다.

이렇게 초기작업을 마치면 닭을 입식한다. 이후에도 매월 계약농가를 방문하는 등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이어진다. 닭진드기가 다시 발견되는 지점에 추가적인 실리카 처치 등을 진행하게 된다.

윤종웅 대표는 “닭진드기를 완벽히 박멸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닭진드기가 생기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방제작업을 통해 재발기간을 늦추고 진드기 밀도를 최대한 낮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농장의 기본적인 위생상태나 차단방역 수준에 따라, 새로 입식된 닭이 산란노계로 출하될 때까지 닭진드기 문제없이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청소·소독 후 건조가 끝나면 실리카를 도포해 닭진드기의 번식을 억제한다 (자료 : 팜씨큐)

청소·소독 후 건조가 끝나면 실리카를 도포해 닭진드기의 번식을 억제한다 (자료 : 팜씨큐)


마리당 단가 360원 책정..농가 생산성 향상 대비 ‘투자할 만 하다”

이번 시범사업에서 산정된 닭진드기 방제작업 단가는 5만수 기준 마리당 360원선이다.

초기 청소(100원)와 규조토·실리카 도포작업(110원)에 모니터링 비용(150원)까지 합친 가격이다.

게다가 올해 시범사업은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40%를 지원하고 농가는 비용의 20%만 부담한다. 농가의 자부담비용은 마리당 72원 수준이다.

윤종웅 대표는 “해당 단가로 전문방제업체가 건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지는 두고 봐야할 문제”라면서도 “사실 이정도 비용이면 생산성 향상효과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계란 시세 등 농가의 경제적인 형편에 따라 영향을 받겠지만, 닭진드기 문제를 해결할 만큼 농장의 전반적인 위생상태가 좋아지면 그만큼 생산성도 향상돼 투자비용 대비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약만 뿌리는 기존 행태보다 인력과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차피 더 이상 살충제에 기댈 수는 없다.

기후변화로 인해 닭진드기 문제도 점차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농장의 위생상태를 높여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종웅 대표는 “닭진드기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여러 방제수단의 효과를 검증할 연구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닭진드기 문제 현황에 대한 전국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면서 방역당국의 역할을 주문했다.

아울러 “농장의 자세도 ‘축산업자’에서 ‘안전한 식품생산자’로 변모해야 한다”며 농장 단위의 적극적인 방제 노력도 당부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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