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합동 방역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학장, 방역 공조 방안 발표

등록 : 2018.05.14 07:30:07   수정 : 2018.05.14 10:03:27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11일(금) 건국대학교 통일연구네트워크의 2018년도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학술대회 3분과에서는 건국대 수의과학연구소(소장 남상섭) 주관으로 북한과의 수의학 교류방안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학장은 ‘북한 수의학 교육 현황 및 방역 공조체제’ 발표에서 “상설 또는 비상설 (남북한)합동 방역 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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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남북한 수의교육제도 분석, 수의방역체제 비교 분석, 공조체제 마련 연구를 진행 중인 서울대 수의대 우희종 학장(사진)은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북한의 수의방역 문제점은 우리나라에도 상시적·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래서 남북한의 방역 시스템은 하나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 북한의 가축질병 발생과 방역 대처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진행한 탈북민 대상 설문조사(총 67명 참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9.5%(60명)이 수의사가 있다고 답했으나, 가축방역기관에 대한 질문에는 47명(70%)만 있다고 응답하여, 각 지역에 마련된 가축방역소(가축병원)를 접하지 못한 주민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가축 많이 기르는 북한, 방역 사각지대 발생

1990년대 극심한 경제난을 겪은 북한은 각 가정에서 가축(집짐승)을 키우도록 유도했다. “풀을 고기로 바꾸자”라는 문구 아래 양, 염소, 토끼 등 초식동물 사육 숫자가 비약적으로 증가했으며, 평양 시내 아파트 안에서도 돼지 사육이 관찰될 정도로 가정 가축 사육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가축방역이 이뤄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연구팀의 탈북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대상자의 97%(65명)가 가축사육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가축질병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도 64명(96%)에 달했다. 

반면, 가축방역과 백신접종 체험자는 각각 11명, 17명에 불과하여 가축 방역이 비교적 적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축방역의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이다.

“남북한 수의방역 교류, 우리나라는 물론 북한을 위해서도 중요”

“합동 방역위원회, 통일수의학 센터 꼭 필요”

우희종 학장은 “휴전선에 인접한 축산시설에서 배출되는 감염원이 하천과 지하수, 매개동물, 공기 등을 통하여 우리나라 축산농가에 전파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가축전염병이 북한에 전파될 경우 북한의 축산부문 피해는 물론, 식량난 가중으로 북한 주민의 피해도 우려된다”며 “남북 간의 공동 수의방역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전했다.

남북한 수의방역 교류는 우리나라는 물론 북한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희종 학장은 또한 “남북간 수의방역체계의 수립은 북한의 수의방역 부문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상설 또는 비상설 합동 방역위원회 설치가 필수라고 말했다.

통일수의학센터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통일치의학협력센터가 설치되어 활동하는 것처럼 통일수의학센터도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장 올해 서울대 통일의학센터 내에 통일수의학 분과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평성수의축산대학을 졸업하고 수의축산과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2011년 탈북한 북한 수의사 조현(가명)씨도 이날 발표자로 나서 “북한의 수의축산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학술교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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