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10년‥아르헨티나 방역 성공 비결은

고품질 백신 전제로 지역별로 유연한 백신전략·민관협력 방점

등록 : 2017.10.31 13:19:48   수정 : 2017.10.31 15:25:51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아르헨티나산 구제역 백신이 국내 공급된 지 만 1년여가 흘렀다. 아르헨티나 바이오제네시스 바고社의 구제역 백신 ‘아토젤 올레오’를 국내 공급하고 있는 ㈜케어사이드가 30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구제역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아르헨티나 국가가축방역기관인 농식품건강품질청(SENASA)은 아르헨티나 구제역 방역의 성공요인으로 고품질 백신과 지역별로 다양화된 방역전략, 농가의 적극적인 접종의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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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2007년부터 청정국 유지..국산 백신으로 소에만 접종

한국보다 28배나 넓은 국토면적을 가진 아르헨티나에는 소 5,300만여두와 돼지 500만여두, 기타 우제류 가축 1,500만여두가 사육되고 있다.

20세기 초부터 구제역 피해를 입었던 아르헨티나는 1990년대부터 지역별 방역전략, 고품질 백신 개선, 이력관리시스템 도입 등을 계기로 청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90년대 후반 구제역 청정상태가 지속되면서 백신접종을 중단했지만, 그 직후인 2000~2002년 사이에 대규모 구제역 사태가 재발하자 백신접종 전략으로 회기했다. 이후 2003, 2006년에 소규모 재발을 겪은 것을 제외하면 10년째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연간 1억 4천만두분, 최대 2억 2천만두분의 구제역 백신 생산 기반을 갖췄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구제역표준실험실로 인증 받은 SENASA가 구제역 진단과 백신 매칭 및 품질테스트를 관장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소에만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며, 25만여 농가가 연간 9천만두분을 사용하고 있다. 백신 접종 후 혈청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것도 국내와 유사하다.

권역별로 차별화된 구제역 방역전략을 실시하는 아르헨티나 (자료 : SENASA)

권역별로 차별화된 구제역 방역전략을 실시하는 아르헨티나 (자료 : SENASA)

5개 권역 나눠 접종·비접종 구분..제주도 적용 가능?

아르헨티나는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방역전략을 차별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르헨티나 SENASA의 프란치스코 달레시오 역학위험평가국장은 “주변국과의 인접 여부, 국내 생산체제 구성에 따라 권역을 구분하고 백신접종 여부나 발생 시 이동제한 조치 등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볼리비아, 파라과이, 브라질, 우루과이 등과 인접한 중앙 북부와 국경 인근 지역에는 백신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반면 이들 주변국과 거리가 멀고, 백신 미접종 청정국인 칠레와 인접한 남부 파타고니아 지역, 칼링가스타 계곡 권역은 백신을 쓰지 않는다.

한 나라 안에서도 백신접종, 백신미접종 청정지위를 함께 운영하는 것이다.

달레시오 국장은 “백신접종 권역의 비접종화 전환은 내부 검토 중이지만, 당장의 과제는 백신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백신 접종을 재개한 이후 2003년과 2006년에 구제역이 재발한 경험이 있고, 최근에도 콜롬비아에서 구제역이 재발하는 등 인접국으로부터의 유입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역별 접근법은 국내 방역에도 시사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구제역이 한 번도 발생한 적 없는 제주도가 첫 고려대상이다. 제주도는 육지와 달리 돼지열병백신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날 제주도의 백신 미접종 전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SENASA 관계자는 “해당 지역의 축산업상 독립 정도가 중요한 판단기준”이라며 “가축 이동, 육가공, 축산관련 종사자들이 (한국내 다른 지역과) 공유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아르헨티나도 북부 권역과 남부 권역이 가축의 생산과 이동, 출하, 육가공, 소비에 걸쳐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축산업 외의 교류경로로도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제주도에서 참가한 한 수의사는 “제주도는 한 번도 구제역이 발생한 적 없는데도 백신을 쓰고 있다”며 “육지의 NSP 검출지역에서 유래한 축산물 반입을 금지한다거나 사료·약품 등 관계 물류에 대한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등 기반을 갖춘다면 (미접종 전환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달레시오 SENASA 역학위험평가국장

프란치스코 달레시오 SENASA 역학위험평가국장

SENASA 인증인력이 접종, 농가는 비용부담..백신에 적극적인 농가 협력이 성공요인

방역당국은 숙련된 접종인력기반을 만들고, 농가는 백신접종에 적극적인 자세를 갖춘 것도 성공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아르헨티나에서 백신주 선정을 포함한 전반적인 백신전략은 중앙정부인 SENASA가 세우지만, 구체적인 접종계획 수립과 시행은 지역 위생기관이 맡는다.

300여개가 넘는 지역 위생기관(Entes Sanitarios Locales)에는 행정당국과 생산자단체, 지역 수의사, 관련 업체가 모두 참여한다. 정부-지자체-농가로 이어지는 일방통행식 방역정책이 대부분이 우리나라와 다른 지점이다.

달레시오 국장은 “구제역이 재발할 때마다 큰 손실을 입다 보니 농가들 스스로가 백신접종을 원한다”며 “농가들이 직접 접종하지는 않고, 지역 위생기관에 속한 접종 유닛에게 맡긴다”고 설명했다.

접종 유닛은 SENASA의 인증을 받은 지역 수의사와 숙련된 인부로 구성된다. SENASA 인증 없이는 구제역 백신을 접종할 수 없다.

백신 구입비와 접종 유닛에 대한 용역비 등 접종비용은 농가가 부담한다. 아주 소규모인 농가는 SENASA가 지원하는 경우가 있지만, 비율은 극히 낮다는 설명이다.

달레시오 국장은 “80년대까지는 농가가 개별적으로 백신을 구입해 직접 접종하다 보니, 다수의 농가가 접종을 회피하거나 격년으로 접종하는 등 중구난방이었다”며 “고품질의 백신을 숙련된 전문가가 전체 농가에 접종하는 것이 아르헨티나 구제역 방역의 핵심 성공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오연수 강원대 교수는 “백신을 사용하면서 혈청학적 모니터링, 바이러스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것은 한국과 유사하지만, 권역별로 다분화된 백신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점이 인상깊다”며 “구제역 방역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민관 협력”이라고 말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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