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에 일한 봉직 수의사, 다른 날 하루 쉬는 것으로 충분할까

최수환 노무사의 인사노무칼럼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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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 동물병원이나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병원에서 일하는 봉직 수의사에게 공휴일 근무는 일상이다. 설이나 추석 연휴에도 당직표에 따라 출근하고, 대체공휴일에도 진료는 이어진다.

문제는 그 근무가 어떻게 정산되느냐다. 상담을 하다 보면 공휴일에 일한 대가로 나중에 한가한 날 하루 쉬는 것으로 처리하는 병원이 많은데, 이 방식은 대부분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봉직의는 받을 것을 다 받았다고 생각하고 병원은 줄 것을 다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미지급 수당이 쌓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화에서는 봉직의 입장에서 공휴일 근무와 대체휴무가 법적으로 어떻게 처리되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함께 점검할 만한 다른 항목들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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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에는 설날, 추석, 어린이날 같은 관공서 공휴일과 대체공휴일이 법정 유급휴일로 적용되고 있다(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여기서 대체공휴일이란 설날이나 추석 연휴, 어린이날 등이 토요일이나 일요일 또는 다른 공휴일과 겹칠 때 그 다음 첫 번째 평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제도다(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3조). 달력에 빨간 날이 아니어도 대체공휴일로 지정된 날이라면 원래의 공휴일과 똑같이 유급휴일이 된다.

5인 이상 동물병원이라면 봉직의가 공휴일에 쉬어도 그날의 임금이 지급되어야 하고, 쉬지 못하고 일했다면 휴일근로가 된다.

휴일근로에는 가산수당이 붙는다. 8시간 이내의 휴일근로는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해 지급해야 하고, 8시간을 넘는 부분은 100%를 가산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56조 제2항). 공휴일에 하루 종일 일했다면 그날 임금은 평소의 1.5배 이상이 되어야 정상이다. 월급제라면 월급에 유급휴일분이 이미 포함되어 있으므로, 실제로 일한 것에 대한 1.5배의 수당이 추가로 지급되어야 한다.

다만 이 규정들은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된다. 5인 미만 병원에는 공휴일 유급휴일 규정도 가산수당 규정도 적용되지 않으므로,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의 상시 근로자 수를 확인하는 것이 판단의 출발점이 된다.

공휴일에 일을 시키는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니다. 문제는 처리 방식이다. 공휴일 근무의 대가를 가산수당 없이 휴무로 갈음하려면 법이 정한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요건에 맞게 써야 한다.

휴일대체는 공휴일과 다른 근로일을 맞바꾸는 방식이다.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가 있어야 하고, 어느 공휴일을 어느 날과 바꾸는지 사전에 특정해서 알려주어야 한다. 이 요건을 갖추면 그 공휴일은 통상의 근로일이 되어 가산수당 없이 근무시킬 수 있고, 대신 지정된 다른 날이 유급휴일이 된다.

여기서 근로자대표란 그 사업장에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으면 그 노동조합을,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 노동조합이 있는 동물병원은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직원 과반수의 의사에 따라 선출된 사람이 근로자대표가 된다.

원장이 임의로 특정 직원을 지정해 합의서에 서명하게 하는 방식은 적법한 선출 절차를 거친 것이 아니어서 그 합의의 효력이 다투어질 수 있다. 직원들에게 선출 취지를 알리고 과반수의 동의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서면 합의가 온전한 효력을 갖는다.

보상휴가제(근로기준법 제57조)는 휴일근로를 시킨 뒤 수당 대신 휴가를 주는 방식이다. 이때도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가 필요하고, 가산분을 포함해 일한 시간의 1.5배에 해당하는 휴가를 부여해야 한다. 공휴일에 8시간 일했다면 12시간분의 휴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흔한 방식, 즉 서면 합의 없이 공휴일에 근무를 시키고 나중에 한가한 날 하루 쉬게 하는 처리는 이 어느 쪽의 요건도 갖추지 못한다. 사전 특정 없이 사후에 임의로 쉬게 한 것이므로 적법한 휴일대체가 아니고, 하루 근무에 하루 휴무면 1.5배 기준에도 미달하므로 보상휴가로도 인정되기 어렵다. 결국 가산수당 지급 의무가 그대로 남는다.

봉직의 입장에서는 병원에 근로자대표 서면 합의가 존재하는지, 대체할 날이 사전에 지정되는지를 확인해 보면 자신의 공휴일 근무가 적법하게 처리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므로(근로기준법 제49조),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간의 수당은 소급 청구가 가능하다.

공휴일 근무와 함께 확인할 것이 야간근로 가산이다. 밤 10시부터 다음 날 아침 6시 사이의 근로에는 통상임금의 50%가 가산되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56조 제3항). 입원 환자 관리를 위한 야간 당직이 정기적으로 돌아가는 병원이라면 매달 상당한 야간근로수당이 발생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 수당이 연봉 총액에 뭉뚱그려져 있는 경우다. 연봉에 다 포함되어 있다는 설명을 듣고 넘어가는 봉직의가 많지만, 근로계약서에 야간근로수당이 몇 시간분으로 얼마인지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적법한 포괄 약정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고정 수당이 명시되어 있더라도 실제 야간근로가 약정 시간을 초과했다면 차액은 별도로 지급되어야 한다. 자신의 당직 일정과 급여명세서의 수당 항목을 대조해 보면 문제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어 짚어 둔다.

근로계약서는 작성뿐 아니라 근로자에게 교부까지 해야 의무가 이행된 것이고(근로기준법 제17조), 연봉이나 근무 조건이 바뀌면 변경된 내용으로 다시 작성해야 한다.

임금명세서는 2021년 11월부터 모든 사업장에서 교부가 의무화됐으며, 기본급과 각종 수당, 공제 내역이 항목별로 구분되어 있어야 한다. 야간·휴일근로 수당이 제대로 계산되는지 검증하려면 결국 이 두 서류가 있어야 하므로, 받지 못했다면 요구할 권리가 있다.

휴게시간도 근로시간 계산과 맞물린다. 8시간 근무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가 보장되어야 하고 그 시간은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하는데(근로기준법 제54조), 점심시간에도 입원 환자를 살피고 보호자 전화를 받아야 한다면 그것은 휴게가 아니라 근로시간이다.

연차휴가는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봉직의에게도 당연히 발생하며, 1년 미만 근속자도 한 달 개근 시 하루씩 생긴다(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

자신의 근로조건을 확인하는 일을 병원과 각을 세우는 일로 여길 필요는 없다. 계약서와 명세서를 요구하고 근무 기록을 대조하는 것은 법이 보장한 최소한의 확인이며, 문제를 조용히 쌓아 두었다가 퇴사 시점에 한꺼번에 다투는 것보다 서로에게 낫다.

원장 입장에서도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공휴일 근무를 관행대로 처리해 온 병원이라면 위반의 의도가 없었더라도 3년 치 미지급 수당이 쌓여 있을 수 있다.

봉직 수의사라면 자신의 공휴일 근무가 어떻게 정산되는지 급여명세서에서 확인해 보시길 권한다. 원장이라면 이번 기회에 휴일대체 서면 합의부터 갖추어 두시길 권한다.

권리를 아는 직원과 의무를 아는 원장이 만날 때 분쟁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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