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물등록, 등록됐다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 성기창

울산 반려동물문화센터 센터장/수의학박사 성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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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지역 언론에 ‘동물등록제 정착을 위한 해법’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당시 우리 사회의 관심은 분명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반려견을 동물등록제에 참여시킬 것인가였다. 등록률을 높이는 것이 동물등록제의 중요한 정책 목표였고, 등록제 자체를 정착시키는 일이 우선이었다.

그때도 동물등록을 단순히 행정상 등록 숫자를 늘리는 제도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동물의 관점에서 실제 개체를 식별하고, 유실됐을 때 보호자를 찾아줄 수 있는 제도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동물등록제를 바라본다.

이제는 등록률만을 이야기해서는 부족하다. 등록된 동물이 실제로 유실됐을 때 보호자를 찾아주는가, 등록정보가 정확하게 유지되는가, 등록수단이 개체식별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가를 물어야 할 시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동물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누적 등록동물은 3,675,824마리다. 이 가운데 개가 3,602,944마리, 고양이가 72,880마리다.

2025년 한 해 동안 새롭게 등록된 동물은 모두 247,214마리였다. 여기에는 신규 등록견 231,440마리와 신규 등록묘 15,774마리가 포함된다. 즉, ‘전체 신규 등록동물’과 ‘신규 등록견’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그리고 이번 통계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바로 신규 등록견의 내장형과 외장형 비중이 다시 역전된 현상이다.

2020년 신규 등록견은 235,637마리였으며, 이 가운데 내장형은 138,828마리로 58.9%를 차지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 흐름이 달라졌다. 2021년 신규 등록견에서는 내장형이 45.5%, 외장형이 53.1%로 외장형이 처음으로 내장형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외장형 비중이 절반을 넘는 흐름이 이어졌다.

2025년에는 신규 등록견 231,440마리 가운데 내장형 마이크로칩 등록이 108,203마리(46.8%), 외장형 등록이 123,237마리(53.2%)였다. 외장형이 내장형보다 15,034마리 많았다.

문제는 단순히 외장형이 많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우리가 동물등록제를 왜 운영하는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데 있다.

동물등록의 궁극적인 목적은 등록증이나 데이터베이스에 동물의 이름을 올리는 데 있지 않다.

반려견이 길을 잃었을 때, 동물보호센터나 동물병원에서 개체를 확인하고 보호자에게 돌려보내는 것. 보호자가 변경됐을 때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 유기나 유실을 예방하고, 동물의 생애주기 동안 등록 정보를 관리하는 것.

결국 핵심은 개체식별의 지속성과 정보의 정확성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등록 수단의 선택은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다.

외장형 인식표는 등록 절차가 비교적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동물에게 부착된 장치이기 때문에 분실이나 훼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반대로 내장형 마이크로칩은 개체와 식별정보의 연결성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어느 한 방식을 단순히 ‘좋다, 나쁘다’로 평가하기보다 동물등록제의 정책 목적에 어느 방식이 더 부합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가 그 효과를 실제 데이터로 평가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동물등록 정책의 성과는 주로 몇 마리가 등록됐는지, 등록률이 얼마나 올랐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성과지표를 바꿀 필요가 있다.

동물등록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등록 그 자체가 아니라, 유실된 동물을 신속하게 식별하고 보호자에게 안전하게 반환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다음과 같은 지표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

첫째, 유실·유기동물 가운데 등록정보를 통해 보호자를 확인한 비율.

둘째, 등록정보 확인을 통해 보호자에게 반환된 비율.

셋째, 내장형과 외장형 등록동물의 보호자 확인 및 반환 성과 차이.

넷째, 동물 발견부터 보호자 확인까지 걸린 평균 시간.

다섯째, 보호자의 주소·전화번호 등 등록정보가 최신 상태로 유지되는 비율.

이러한 지표가 있어야 동물등록제가 단순히 ‘등록된 동물의 숫자를 늘리는 제도’인지, 아니면 실제로 유실동물을 보호자에게 돌려보내는 기능을 하는 제도인지 평가할 수 있다.

등록동물이 367만 마리를 넘어섰다는 사실은 분명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 숫자만으로 동물등록제의 성공을 말할 수는 없다. 등록된 동물이 실종됐을 때 보호자를 찾아주지 못한다면, 등록의 숫자는 정책의 목적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궁금한 부분이 있다. 신규 등록견이 어떤 경로를 통해 등록됐는지에 대한 자료다. 동물병원을 통해 등록한 경우와 동물판매업소 등에서 등록한 경우, 입양 과정에서 등록한 경우 등 등록 경로에 따라 내장형과 외장형 선택 비율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특정 경로에서 외장형 등록 비중이 현저하게 높다면, 단순히 보호자의 선택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제도와 현장의 안내 방식까지 살펴봐야 한다.

특히 반려동물을 처음 맞이하는 단계에서 동물등록이 이루어진다면, 이 시점이 내장형 등록을 안내하고 등록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단순한 등록 건수뿐 아니라 등록기관별·등록경로별·등록방식별 데이터를 공개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제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에서 기존 제도의 이행력을 높이는 방향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제 동물등록제 역시 양적 확대를 넘어 제도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내장형 등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비용 부담을 낮추는 지원책도 필요하다. 기존 외장형 등록동물이 내장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동물병원과 동물보호센터에는 마이크로칩 리더기를 충분히 보급하고, 유실동물을 발견했을 때 즉시 등록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등록정보 변경도 중요하다. 보호자의 연락처가 바뀌었는데도 정보가 그대로라면 등록 자체가 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보호자 반환을 보장할 수 없다.

결국 동물등록제는 하나의 행정절차가 아니라 동물의 생애를 따라가는 식별·보호 시스템이어야 한다.

10년 전에는 ‘얼마나 많은 동물이 등록됐는가’를 걱정했다.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등록된 동물이 길을 잃었을 때, 우리는 실제로 그 보호자를 찾아줄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동물등록제의 실효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

10년 전에는 등록률을 걱정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등록의 실효성을 걱정해야 한다.

동물등록제의 다음 10년은 “몇 마리를 등록했는가”가 아니라 “몇 마리의 동물을 실제로 보호자에게 돌려보냈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기고] 동물등록, 등록됐다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 성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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