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와 라쿤, 이름 비슷해도 치료는 다르죠” 건국대, 특수동물 임상 세미나 개최

서울대학교 특수동물과 전임수의사 손혁진 수의사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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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이 9일(수) 특수동물 임상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야생동물/특수동물과 손혁진 전임수의사가 연자로 나서 특수동물과 야생동물의 개념부터 진료 특징, 사양관리, 최신 연구와 진로까지 다뤘다.

손혁진 수의사는 ‘특수동물’과 ‘야생동물’의 구분부터 설명했다. 특수동물은 개·고양이를 제외한 다양한 동물 종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지만, ‘반려동물’의 법적 범위와는 차이가 있다. 앵무새, 거북, 고슴도치 등 다양한 동물이 특수동물 진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사육 가능 여부와 관련된 법적·제도적 기준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손 수의사는 또한, 야생동물 구조·임시보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소개했다. 일반인이 야생동물 종과 성장 단계, 부상 정도, 생태적 특성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잘못된 임시보호가 오히려 야생동물의 생존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한다.

야생동물의 구조와 방생 과정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각인(imprinting)’이 언급됐다.

어린 야생동물이 사람을 어미나 동족으로 인식하면 야생에서 정상적으로 생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구조된 야생동물은 무조건 사람이 돌보는 것이 아니라, 종과 상태에 따라 전문 야생동물 구조·치료기관으로 신속하게 인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생동물 방생도 장소, 계절, 성장 단계, 야생 적응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수동물임상과 야생동물임상의 차이도 설명했다.

보호자가 있는 특수동물 진료에서는 사육환경을 점검하고, 잘못된 사양관리에서 비롯된 질병을 치료한 뒤 보호자가 적절한 관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야생동물 진료는 개체 자체의 치료뿐만 아니라 개체군 관리와 치료 후 방생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수동물 진료에서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는 ‘스트레스 관리’다. 특수동물은 질병이나 통증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마스킹 현상(masking phenomenon)’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실제 상태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심각할 수 있다. 진료 과정에서도 불필요한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 과도한 보정보다 적절한 진정과 마취를 통해 안전하게 진료하는 것이 환자에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손혁진 수의사

종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특수동물 임상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겉모습이나 명칭만으로 동물을 판단해서는 안 되며, 분류학적 특성을 이해해야 적절한 사양관리와 진료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너구리(raccoon dog)는 개과에 속하지만, 라쿤(raccoon)은 족제비상과에 속한다. 이름이 비슷하더라도 전혀 다른 분류학적 특성을 가지는 것이다. 하늘다람쥐와 슈가글라이더 역시 서로 다른 분류군에 속한다.

특수동물 진료는 내과·응급의학뿐 아니라 외과, 마취과, 영상의학과, 임상병리, 피부과, 안과, 치과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여러 진료과와의 협진도 중요하다.

특수동물 의학이 아직 발전하고 있는 분야라는 점도 소개됐다.

개와 고양이에 비해 개체 수와 연구자료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기존의 수의학적 지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정 종에서 사용할 약물이나 진단 기준을 찾을 때 해당 종의 연구자료가 부족하면 가까운 생리적 특성을 가진 다른 종의 연구 결과를 참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 소개된 진단 기법도 있으며, 일부 특수동물에서는 정상적인 해부학적·영상학적 기준을 정립하는 연구가 최근에야 진행되고 있다.

손 수의사는 특수동물 임상과 관련된 학술·교육 자료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경로도 소개했다. “LafeberVet과 같은 온라인 자료를 활용하면 여러 특수동물의 임상 정보와 생태, 최신 연구 등을 폭넓게 접할 수 있다”며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관련 자료를 찾아볼 것을 권했다.

특수동물과 야생동물 수의사의 진로도 다뤘다.

야생동물/특수동물과 대학원 수의사는 진료와 입원환자 관리뿐 아니라 학생 교육, 학회 활동, 연구, 증례보고, 실습생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대학원 졸업 이후에는 야생동물구조센터, 동물원, 국립생태원, 제약회사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손 수의사는 “특수동물 분야를 진로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당 동물을 좋아하고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수동물에 관심이 있는 수의대생들에게 직접 동물을 키워보거나 관련 자료와 영상을 찾아보고, 실습 등을 통해 실제 동물을 접해보라고 권유했다.

이번 세미나는 특수동물 임상에 관심이 있거나 진로를 고민하는 수의대생들에게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동물들의 진료와 실제 임상 현장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이선엽 기자 jsm862299@naver.com

“너구리와 라쿤, 이름 비슷해도 치료는 다르죠” 건국대, 특수동물 임상 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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