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28] 고양이병원 CAT&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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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반려동물병원은 무한 경쟁에 직면해 있습니다. 수의사·동물병원의 폭발적 증가, 신규 개원입지 포화, 보호자 기대수준 향상, 경기불황 등이 동물병원 경영을 점차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병원 경영 여건 악화는 비단 수의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의료계 역시 1990년대 중반 이후로 비슷한 문제를 겪으며 병원 경영의 차별화 전략을 고민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진료과목의 전문화’가 급속도로 이뤄졌습니다.

이미 내과, 안과, 피부과, 정형외과, 신경과 등 전문의 제도가 도입된 인의 쪽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더욱 전문화하고 있습니다. 성형외과의 경우 지방흡입전문, 모발이식전문, 얼굴뼈 전문에 이어 다크서클 전문 성형외과까지 등장 할 정도입니다.

특정 전문 진료과목에 초점을 맞춘 전문병원이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는 종합병원보다 경영 효율성 개선에 훨씬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임상 수의계를 돌아보면, 아직 전문의 제도는 없지만, 임상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수의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사실상 특정 진료 분야 전문 수의사(전공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의계도 이제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는 동물병원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하여 그 진료과목을 특화한 ‘전문진료 동물병원’ 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따라 데일리벳에서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 동물병원’을 탐방하고, 원장님의 생각을 들어보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를 시리즈로 준비했습니다.

그 28번째 주인공은 고양이만 진료하는 고양이병원 ‘캣앤캣’입니다. 데일리벳에서 고양이병원 캣앤캣의 김태협 원장님(사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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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의사 인터뷰 공통질문이다. 어떻게 수의사가 됐나?

동물을 치료하는 직업이 보람 있겠다고 생각해서 수의대에 진학하게 됐다. 부모님이 동물을 좋아하셔서 어릴 때부터 집에서 동물을 많이 키웠는데, 동물을 자연스레 많이 접한 경험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Q. 고양이병원 캣앤캣을 오픈하기 전에는 무엇을 했나?

수의대를 졸업하고, 공중방역수의사로 군대체복무를 했다. 이후 대형 로컬동물병원에서 인턴 수의사를 한 뒤 2년차부터는 고양이 전문 동물병원에서 쭉 근무했다.

Q. 고양이만 진료하는 병원을 오픈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고양이 전문 동물병원에 근무하면서 고양이 진료가 익숙해지고 편해졌다.

아무래도 개들이 있으면 고양이가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집을 떠나 동물병원으로 오는 동안에도 스트레스를 받을 텐데 강아지까지 있으면 스트레스가 더 커진다. 고양이만 진료하면 고양이가 받을 스트레스를 줄이고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에서도 고양이와 함께 하고 있는데, 흐름이 깨지지 않아서 좋은 점도 있다.

Q.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간단히 소개해 줄 수 있나?

인턴 수의사를 할 때 한 보호자가 길에서 주운 새끼 고양이를 병원으로 데려왔다. 저혈당, 저체온이었는데, 그 보호자가 학생이어서 돌보기 어렵다고 하더라. 한 2개월령 정도 되는 새끼 고양이였는데, 자꾸 눈에 밟혀서 결국 내가 데려오게 됐다.

암컷 삼색 코숏인데, 이름은 ‘랑이’다. 호랑이 무늬처럼 생겨서 지은 이름이다.

Q. 강아지 진료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아쉬움은 없는지 궁금하다.

물론, 강아지 진료의 장점도 있고 즐거움도 있다. 하지만, 집중할 수 있으니 고양이만 진료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고양이 진료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고양이 습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얼마나 익숙하고 친숙하게 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고양이 진료가 더 편하고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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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병원을 오픈할 때 어떤 준비들을 했나. 병원의 특징이 있다면?

세계고양이수의사회(ISFM) 고양이 친화 병원(CFC, Cat Friendly Clinic) 골드 인증을 받았다. 입원장 크기나 진료 장비에 대한 기준부터 치과 진료실과 수술실 구분 등 필요한 시설을 갖춰야 한다.

인테리어 할 때부터 신경 쓴 곳은 대기 공간이다. 대기 공간을 서로 구분해놓고, 이동장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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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의 조도도 낮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편이다. 필요할 때만 스탠드를 켜서 진료한다.

진료할 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진료하려고 한다. 초진 기준으로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진료하는 것 같다. 또한, 예약 진료를 주로 한다. 고양이가 대기실에서 오래 기다리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다.

진료실 안에서도 고양이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환경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동장 문을 열어놓고 보호자와 상담을 하다 보면, 고양이가 나와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최근에는 ‘미야옹철’ 김명철 원장님이 2주에 한 번씩 고양이 행동 진료를 봐주러 오신다.

고양이 영상이 나오는 디스플레이
고양이 영상이 나오는 디스플레이

Q. 병원에 고양이가 없는데?

병원에 오는 고양이가 불안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병원에 고양이가 아예 없지는 않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고양이를 볼 수 있다.

Q. 앞으로 계획이나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캣앤캣을 처음 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클리닉 개념의 고양이병원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꼭 대형병원이나 메디컬센터 급이 아니라도 고양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이 많아져서 교류가 늘어나길 바란다.

고양이병원이 특수한 형태가 아니라 일반화되고 보편화됐으면 좋겠다.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28] 고양이병원 CAT&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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